1. 요즘 젊은 사람들의 연애 이야기
성적 욕망을 숨기지 않는 여성 캐릭터의 출연은 이제껏 영화에서 빈번하게 묘사되어 왔던 캐릭터들의 정통성을 뒤집어 버립니다.
이러한 캐릭터의 탄생은 찰진 야한 이야기와 술냄새를 좋아하는 정가영 감독만의 유머라고 해도 좋을 것 같습니다. 영화 연애 빠진 로맨스는 단편영화 시절부터 감각을 키워 온 정가영 감독의 유머가 상업영화에 어떻게 먹히느냐를 보여준 좋은 사례라고 생각합니다.
코로나 시기만 아니었어도 좀 더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었던 영화라고 개인적으로 생각합니다.
언제부터인지 여성들의 성(性)에 대한 표현이 매스컴에서 자유로워지고 당당해지는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영화의 현실성이 좀 더 풍부해지고 사람들에게 다가갈 수 있는 스토리가 만들어지지 않을까 싶습니다. 연애 빠진 로맨스라는 제목에서부터 우리는 고급진 유머감각을 느낄 수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언어유희에서 오는 은근한 유머와 생각할수록 흥미로운 주제를 좋아하기 때문에 영화 시작 전부터 제목에서부터 신박함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오늘은 연애에 빠진 로맨스와 연애 빠진 로맨스의 차이점에 대해서 이야기해 보고자 합니다.
'선섹후사'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요즈음의 연애는 가성비를 추구하며 , 불필요한 감정에너지 소모를 극도로 꺼리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러한 수요를 충족하기 위해 탄생한 데이팅 앱은 각종 다양한 범죄의 위험에 노출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성행하고 있으며, 계속해서 다양 안 형태로 발전, 수를 늘리고 있는 추세입니다. 사람과 사람이 만나는 일에 '감정을 배제하겠다.'라는 전제를 놓고 시작하는 것이 오히려 당연해진 시대. AI 가 점점 늘어나고 모든 것이 자동으로 연결되고 연동되고 연상되는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현재는 과연 괜찮은 걸까요?
우리는 감정에 대해 생각해 볼 필요가 있는 것 같습니다. 어쩌면 이러한 생각의 변화는 상처받는 것이 두렵고 , 그 상처로 인해 망가지게 될 나 자신에 대한 방어기제에서 비롯된 감정일 수도 있으나 비 온 뒤에 땅이 굳는다는 말이 있듯이 우리는 젊은 날에 부서지고 깨져야 합니다.
영화 연애 빠진 로맨스에서 이야기하고자 하는 바 또한 위 글에 저의 주장과 일맥 상통한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주인공인 함자영(전종서)과 박우리(손석구)의 첫 만남부터가 흥미로웠습니다. 함자영은 마음으로 다가갔던 상대에게 치욕적인 이별통보를 받으며 앞으로는 정서적 교류를 하지 않겠다 다짐하게 됩니다. 그렇게 어떤 이는 육체적 만족을 , 어떤 이는 단지 칼럼을 쓰기 위한 영감을 받기 위해, 즉 본인의 욕구만족을 데이팅 어플에 접속합니다. 대화나 교감이 아닌 그저 쓰인 조건이나 잘 꾸며서 올린 사진만 보고 고르고 골라 만나지만 , 어쩐지 마음대로 되지 않습니다. 그러다 우연히 만난 둘은 '좀 걷죠?'라는 대화를 시작으로 함께 음식을 먹고, 가치관을 공유하게 됩니다. 그리고 그 만남이 일회성에서 끝나지 않고, 거듭됩니다. 둘은 만남 안에서 육체적인 관계를 맺기도 하지만, 함께 술잔을 기울이고 생각을 얘기하며 서로에 대한 질문과 대답을 통해 서로를 알아가는 시간을 가집니다. 그리고 그 시간들은 감정이 되어 서로가 서로에게 특별한 사람이 되게 해 주었지만, 솔직하지 못한 마음과 상처받게 될까 두려워 방황하게 되죠. 하지만 그것도 잠시 결국엔 다시 만나게 되고, 둘의 이야기는 끝맺지 않고 열린 결말로 영화는 마무리됩니다. 아마 그 둘의 이야기는 영화 안에서 계속될 것입니다. 결국 사람과 사람 사이에 감정을 배제한 만남은 있을 수 없다는 것을 이야기하고 싶은 게 아닐까라는 생각을 하게 합니다.
개봉 이후 관객의 평도 대체로 우호적인 편이고, 두 주연 배우의 화제성뿐만 아니라 조연배우들의 연기도 덩달아 호평을 받은 작품입니다. '뻔한데 재미있다.'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우리 주변에서 일어날 수 있는 흔한 이야기이지만 훌륭한 유머 코드와 배우들의 연기력으로 커버하고 있다는 평이 지배적입니다. 흔한 이야기의 약점을 보완했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그리고 흔한 이야기의 강점은 바로 친근하다는 것입니다.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영화의 주인공이 마치 내 이야기인 것 같은 착각을 불러일으켜 큰 공감을 이끌어 낼 수 있고, 저마다의 생각할 거리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나름 진지한 부분도 있어서 아는 만큼 보이는 영화인 것 같습니다.
전반부에 비해 후반부에 함자영과 박우리의 서사가 다소 흐지부지하는 면도 없지 않아 있어 보입니다. 상대방의 동의 없이 상대방과 나의 은밀한 이야기를 온 세상사람들이 모두 볼 수 있는 잡지에 실었고 , 그로 인해 자영이 상처받게 되면서 둘이 이별하게 되는데 , 생각보다 우리가 저지른 잘못과 반성, 피해자에게 보상하는 것에 대한 충분한 설명이 부족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영화 러닝타임의 문제도 있었겠지만 그 부분을 보완했다면 후에 우리와 자영의 재회에 대한 부분에 설득력을 좀 더 줄 수 있지 않을까라고 봅니다.
2. 출연진 정보, 차기작
전종서
1994년생으로 28살입니다.
2018년에 개봉한 이창동 감독의 영화 《버닝》을 통해 데뷔와 동시에 칸 영화제 레드카펫을 밟았으며, 2020년에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된 영화 《콜》에서 인상적인 사이코패스 연쇄살인마 연기를 보여주면서 대중에 인상을 각인시켰다. 여우상의 뚜렷한 이목구비가 특징입니다. 그 외에도 넷플릭스 종이의 집에서 도쿄 역, 모나리자와 블러드 문에서 모나 역으로 열연하는 등 다양한 작품활동을 이어나가고 있습니다. 23년 차기작으로는 영화 발레리나와 티빙시리즈 몸값 이 개봉 준비 중에 있습니다. 손석구
1983년생으로 40살입니다.
시카고 예술대학교 재학 시절에 다큐멘터리 감독을 꿈꾸며 준비하다가 문득 군입대를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 군대에 입대. 평생 군인을 할까 하다가 제재를 결심했다고 합니다. 군제대 후 동생이 있는 캐나다에서 농구에 흥미를 가지게 되어 농구 선수를 준비하다가 연기, 연출을 공부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생각한 대로 척척 이루는 신기한 인생입니다. tvN 드라마 마더, 60일, 지정생존자 등 의 조연으로 출현해 눈도장을 찍었고, 넷플릭스 드라마 D.P에서 나르시시즘에 빠져있지만 때때로 날카롭게 돌변하는 임지섭 대위약을 잘 소화해 냈습니다.
그리고 영화 범죄도시 2에서의 빌런과 드라마 나의 해방일지에서 츤데레 같은 매력의 구 씨 역을 동시에 보여주며 연기력을 뽐냈습니다.
3. 연애 빠진 로맨스 줄거리
일도 연애도 뭐 하나 마음대로 되는 게 없는 스물아홉 살의 ‘함자영’(전종서)의 푸념으로 영화는 시작됩니다. 한 달밖에 되지 않았지만 전 남자 친구와 나름 과격한 이별 후 호기롭게 혼자서도 잘 산다며 연애 은퇴를 선언했지만 , 참을 수 없는 외로움에 견딜 수가 없습니다.
‘나는 절대 그런가 할 일 없을 거야.’라고 하며 멀리했지만 결국 최후의 보루인 데이팅 어플에서 상대를 검색하게 됩니다. 어플에서 만난 ‘박우리’(손석구)와 어찌어찌 하룻밤을 보내게 되면서 점점 감정이 커져감을 느낍니다.
일도 연애도 호구 잡히기 일쑤인 서른셋 ‘박우리’(손석구)는 영화초반 연애경험이 얼마 없는 어리숙한 남자로 표현됩니다. 직장 내 연애를 시도하지만 그저 관계만 갖고 쿨하게 선을 긋는 상대방에게 뒤통수 제대로 맞은 연애의 아픔도 잠시 편집장으로부터 하기 싫은 19금 칼럼을 떠맡게 됩니다. 소설을 쓰고 싶은 작가인데 하루아침에 야설을 쓰려하니 잘 될 리가 없습니다. 절망하는 우리에게 친구는 데이팅 어플을 권유받고 내키지 않지만 ‘설마 되겠어?’라는 마음으로 반강제로 가입하게 되니다.
그렇게 자연과 우리는 설 명절 아침에 한번 하기 위해 만나게 됩니다. 1도 기대하지 않았지만, 1일 차부터 둘은 서로에게 급속도로 빠져들게 됩니다.
자영과의 만남을 우리는 칼럼으로 쓰게 되고, 일명 ‘야하지 않은 19금 칼럼’에 사람들은 열광하게 됩니다.
연예인 듯 아닌 듯 미묘한 관계 속에 우리는 본인이 자영을 사랑하고 있다는 사실을 깨달아 바랍니다.
처음엔 기뻤던 칼럼의 성공도 자영에 대한 마음이 커질수록 죄책감이 됩니다. 다니던 회사도 그만두고 이 모든 사실을 자영에게 이야기하려 하지만, 우리가 말하기 전에 먼저 알아 저린 자영은 자신을 이용했다고 생각하여 멀어지게 됩니다.
그렇게 시간이 흘러 각자의 시간을 살다가 다시 돌아온 명절날 둘은 이끌린 듯이 서로 처음 만났던 곳에서 다시 재회하며 영화는 끝이 납니다.
4. 감상평
영화의 예고편에서 큰 주목을 받았던 대사가 있습니다.
함 - “너 왜 서른이 서른인 줄 알아?”
박 - “뭔데?”
함 - “ 서. 얼른”
이 대사 몇 줄로 영화 연애 빠진 로맨스의 모든 매력을 다 설명했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남자친구와 함께 이 영화를 보았는데 연인들끼리 함께 보기에 좋은 영화라고 생각합니다.
'영화' 카테고리의 다른 글
영화 압꾸정(2022) 마블리의 연기변신 정경호와의 브로맨스 (0) | 2023.03.12 |
---|---|
영화 <유령>(2023) 화려한 액션으로 돌아온 이하늬의 복귀작 (0) | 2023.03.03 |
영화 <자백> (2022) 출연진 정보 원작 정보 연기력 구멍 없는 완벽한범죄스릴러 (0) | 2023.02.19 |
영화 <더 글로리> (2023) 넷플릭스 화재작 송혜교 복귀작 믿고보는 김은숙작가 (0) | 2023.02.16 |
영화 <블랙팬서 : 와칸다 포에버> (2022) 마블세계관 정리 채드윅 보스만을 기억하며 (0) | 2023.02.12 |